주저리 주저리

전공의 지원

Anonymous Pathologist 2008. 11. 30. 00:54

  지난주는 2009년도 전공의 지원을 하는 기간이었다고 한다. 작년에는 내 일이니깐 엄청나게 신경을 썼지만 올해는 내가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힘든 일에 비하여 이 다음에 돈을 적게 번다던가 혹은 의료 사고가 자주 생긴다던가 하는 인기없는 과는 사람 없다는 그런 식으로 보고가 되고 있기는 하던데 그런 수박의 겉핥는 식으로는 100년을 보도해 보아도 효과는 없지 않을까 싶다.

  의료소송을 보면 형사소송 보다는 민사 소송 때문에 고생을 한다고 한다. 민사 소송과 형사 소송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형사 소송의 경우에는 죄 있는 10명을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죄 없는 1명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그런 입장에 있는 반면, 민사 소송의 경우에는 약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어야 하는 목적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의료 소송이 민사 소송으로 가게 된다면 의사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된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의사의 평균 월급이 일반 회사원 평균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민사 소송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의사가 패소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고 앞으로는 자동차 보험이나 암보험 같은 보험으로 해결을 할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 의사 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으로 지원을 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과도한 업무량이 있다고 하는데 그 것이 정말로 안타깝게 생각된다면 Staff 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도와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전공의로 하여금 잠을 좀 더 자게 하고 공부를 좀 더 할 수 있게 하고 개인 시간을 조금 더 주기 위하여 추가 인원이 필요할 경우 솔선수범을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좋을텐데 말이다.

  전공의 없는 대장암센터를 만들겠다 라는 기사를 청년의사 홈페이지에서 본 적이 있다. 전공의에는 인턴이 법적으로 포함이 되어 있으며, 펠로우 선생님은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사에 언급되신 선생님의 발언을 보면 인턴, 펠로우에 대한 정의를 아주 이상하게 하고 계신다. 황당한 소리를 하는 선배 의사님들이 있는 것을 보면 백만년이 지나서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인턴 때에는 한 밤중에도 어딘선가 나타나는 펠로우 선생님들이 항상 보인다는게 참 좋았고 교수님들이 어디선가 나타는 것을 볼 때마다 참 좋다고 느꼈다. 의무 기록을 보고 있다 보면 서울대병원은 그런 경향이 잘 안보이는 것 같아서 서울대병원은 그다지 발전의 가능성이 안보이는 것 같다. 애시당초 의사가 업무에 관계된 일로 다른 의사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경우 개인 휴대폰으로 써야하고 그 비용을 개인이 충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병원이니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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